16.04.03

King Kunta

 

http://hiphople.com/specialclip/6760393

 Kendrick Lamar – WHO AM I (Short Motivation Documentary)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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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phone Fiend.’ Rakim.

(http://theshho.com/)

Intro.

내가 처음 힙합을 들었던 순간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뚜렷한 순간은 있다. 고2 때 9월 모의고사를 치루었는데, 수리영역에서 역대 최하의 점수를 기록했었다. ‘열심히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시험을 못 쳤지?’, ‘난 왜 이렇게 멍청하고 못 난거지? 나도 잘 하고 싶은데… 미치겠다.’ 같은 생각들로 머리가 가득찼고 자괴감과 절망감이 따라왔다.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는데 시험 공부는 해야 하고…

그러다가 접한 노래가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 Drunken Tiger(Feat. T, Dynamic Duo)’ 였다. 시험은 내가 망쳐놓고서 ‘승리는 나의 것, 복수는 나의 것’ 구절을 들으면서 분노의 감정을 선순환(?) 시켰었다. (종로에서 뺨 맞고 노래에다 눈 흘기..)

(Drunken Tiger –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그런 이유로 듣기 시작했으니 아무래도 격하고 가사가 거칠고 날이 선 노래들을 찾아 들었다. Eminem, DMX, 2Pac, N.W.A 등등의 노래들, 그 중에서도 비트가 쎈 것들을 골라서 듣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 Eminem-Kill You였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살의와 분노로 가득차있는 곡이다. 이 노래로 영어로 할 수 있는 험한 욕은 거의 다 배웠다고 해도 무방할지도...) 한국 힙합도 비슷한 것들만 찾아 접하다보니 힙합은 당연히 이렇게 분노와 자기 과시, 가짜들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거친 언어들을 비트에 얹어서 전달하는 노래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물론 이런 노래들의 가치가 낮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러다가 Rakim을 접하게 되었다.

Rakim A.k.a Rakim Allah

우리나라에 Rakim 알려지게 된 건 Drunken Tiger의 ‘Feel Ghood musik’의 Monster 리믹스 버젼에 참여하게 된 계기겠지만, 내가 Rakim을 처음 듣게 된 건 ‘The 18th Letter’ 앨범이었다. 수능을 본 직후였다. 발매되었던 때가 1997년도였으니 발매된지 12년 후에서야 듣게 된 것이었다.

The 18th Letter _ The Book Of Life

(Rakim – The 18th Letter/The Book of Life Album Cover)

인터뷰 내용들을 따서 만든 Skit들과 곡들을 합해 13곡으로 이루어져있는 이 앨범은 내가 들어오던 힙합과는 참 많이 달랐다. 소위 ‘올드 스쿨’이라고 불리는 비트에 묵직한 Rakim의 랩이 더해진 작품. 무슨 영문인지 몰랐지만 하루 종일 들었다.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계속 들었다. 그리고는 인터넷에서 가사집을 찾아 들었다. 그제서야 Rakim의 랩에서 느껴진 다른 점들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작이었던 ‘The Master’를 이어듣고 Eric.B와 함께했었던 명작 ‘Paid in Full’까지 빠짐없이 들었다.

(Eric B. & Rakim – Paid in Full)

그가 가진 매력은 바로 가사에 있었다.

일단 F word나 N word가 극히 적다.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처음에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분명 힙합인건 맞는 것 같은데, 이렇게 거친 언어들을 쓰지 않고서도 랩을 하는 구나.’ 하며 생경한 느낌을 받았었더랬다. 그런데도 듣기에 좋았다. 너무 좋았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이렇게나 좋을수가?!’였다. 무디면서도 묵직하고 차분하게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었다.

더 빠져들게 된 건 가사를 보며 들었을 때였다. 다른 MC들도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해서 가사를 썼지만 Rakim은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이들보다 사용하는 어휘의 범위와 종류가 넓었고 다양했고 그 내용이 하나의 장면을 연상시킬만큼 짜임새가 있었다. 그렇게 다양한 말들을 쓰다보면 중구난방으로 좀 빠질 수도 있을 법 한데 Rakim은 그런 경우도 적었다. (심지어 Rhyme tight의 교과서 급이다.) 그가 데뷔할 때에도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다르게 세련되었고 지적이기까지 했다. 말 그대로 ‘힙합은 결국 욕하고 돈자랑 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편견을 깨준 아티스트가 바로 Rakim이었다.

(실제로도 힙합은 욕하고 돈자랑이 다라는건 잘못된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해주는 웹툰 Black out )

MC는 거리의 시인이라고들 한다. 난 이 말이 일명 ‘힙덕심’이 과잉된 표현이라고 생각했었다. 허나 이 명제에 Rakim은 참이다. (실제로도 그는 시인을 또다른 업으로 삼고 있을 만큼 뛰어난 작사, 작문력을 가지고 있다.) 리릭시즘(Lyricism : 노래의 가사, 시 등에 쓰이는 단어의 질 또는 그걸 가장 중시하는 주의)을 가지게 된 것도 바로 이 사람때문이 아닐까 싶다.


(Rakim – It’s been a long time. 가사해석)

When I float at night, I show em new heights, I go to write
밤이 되면 난 떠다니면서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고, 작사하러 가

They know I strike with new prototypes to blow the mic
누구나 내가 마이크를 공격할 새로운 모범을 제시한다는 걸 알지

Critics and biters, don’t know where my source of light is
비평가와 안티들, 나의 빛의 근원이 어디있는지 모르는거야

Still leave authors and writers with arthritis
그래도 작사가들에겐 관절염을 안겨주고

Cursed kids like the Pyramids when they found the style
스타일을 찾아낸 아이들을 피라미드처럼 욕했어

First to ever let a rhyme flow down the Nile
최초로 라임을 나일 강에 흘려보낸 사람

The rebirth of hip-hop’ll be dropped now
이제 힙합의 부활이 다가와

Rakim-It’s been a long time 중에서

출처 – 힙합엘이

지금 힙합이 가사를 쓸 때에 라임을 설계하고 플로우를 짜는 방법론을 그가 거의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가, 데뷔 앨범이었던 ‘Paid in full’은 힙합의 역사에서 ‘명반 리스트’를 뽑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앨범들중 하나다.  Sophomore jinx(소포모어 징크스 : 아티스트가 1집을 너무 잘 만들면 2집에서는 망한다는 징크스.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Nas형…)는 Rakim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Sophomore ‘Peak’ (!!!)라는 평가를 받고 힙합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꾼 2집 ‘Follow the Leader’를 발매해 모두에게 존경을 받는다. 그 이후에도 솔로 커리어를 쭉 이어가 (Seventh Seal은 쫄딱 망했지만…) 살아있는 전설로 등극한다.

너무 Rakim을 예찬하는 거 아니냐?

라고 하겠지만, 이건 나 뿐만이 아니다. 그가 데뷔한 1987년으로부터 수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구, 신인을 막론하고 모든 힙합 아티스트들은 가사에서 그를 언급하고 그의 노래를 샘플로 써 작곡하고 인터뷰에서 직접 그에게 존경을 보낸다. 심지어 요즘 가장 뜨거운 신인인 A$AP Rocky의 본명은 ‘Rakim Mayers’이다. (Rakim의 이름을 따서 만든게 맞다.)

Me? I’m a product of Rakim, Lakim Shabazz, 2Pac N-
나? 나는 Rakim, Lakim Shabazz, 2pac, 
 
-W.A, Cube, hey, Doc, Ren, Yella, Eazy, thank you, they got Slim
N.W.A., Ice Cube, Dr.Dre, MC Ren, Yella, Eazy-E의 산물, 고마워, 저들에겐 Slim이 있어
 …
Eminem – Rap god 중에서.
(출처 – 힙합엘이)

….

I ain’t serve no pies, I ain’t slang no dope
난 약을 운반하지 않아, 약을 팔지도 않아
I don’t bring no lies, niggas sang my quotes
난 거짓말하지 않아, 놈들은 내 가사를 따라 부르잖아
I don’t play no games, boy I ain’t no joke
이건 게임을 하는 게 아니야, 인마 난 장난이 아니야
Like the great Rakim, when I make my notes
마치 위대한 라킴처럼, 내가 글을 쓸 때는
You niggas might be L or you might be Kane
너희가 Big L이거나 Big Daddy Kane이거나
Or you might be Slick Rick with 19 chains
19개 체인을 건 Slick Rick이거나
Or you might be Drizzy Drake or Kendrick Lamar
아니면 넌 Drake이거나 Kendrick Lamar라고 해도
But check your birth date nigga, you ain’t the God
너의 생년월일을 체크해봐 인마, 넌 신이 아니야
Nah you ain’t the God
아니지 넌 신이 아니야
Nigga, Cole the God
인마 신은 J.Cole이지
January 28th
1월 28일생
J.cole – January 28th 중에서.
Rakim은 January 28, 1968에 태어났고, J.cole은 1985년 1월 28일에 태어났다.
자신과 Rakim이 생일이 같고 Rakim은 신(Rakim Allah)이므로
자신이 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ㄷㄷㄷ)
(출처 – 힙합엘이)
Yeah, what, what, yeah
Shout out the 18th letter, you know?
앨범 ‘18th letter‘에 존경을 표할께, 그 앨범 알지?
Word up… we gon’ do it like this
분명히 해야해, 우리는 이 앨범처럼 해나가야 한다고.
And pay homage to the most livest
그리고나선 이 개쩌는 결과물에 대해 존경을 표해야 해.
Raekwon – Rakim Tribute(Feat. MC Ultra)
출처 – Genius
(Raekwon도 존경받는 Wu-tang clan의 일원이다. 그런 그가 Rakim 헌정 곡을 만들었다.)
 이 정도면 그가 힙합에서 가지는 입지를 쉽게 알 수 있다.

MC means ‘Move the Crowd.’

최근에 그는 Montreality와 인터뷰를 가졌다.

(Rakim interview by MONTREALITY On April, 27th 2015)
J.cole과 Kendrick Lamar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신에 대한 자신의 견해 등을 말한 그는 이런 말도 한다.

This is one of those albums where I can have fun. My last album, The Seventh Seal, was somewhat of a conscious album. I wanted to made a statement on that album.

무슨 말인가 하고 조금 더 들어보니 ‘새 앨범을 현재 작업중에 있고 2015년 중순 혹은 말에 발매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산으로 멈추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하고 있었다. 존경은 요구하는게 아니라 벌어서 얻는 것이라는 걸 몸소 보여준다.

(이번엔 정말 기대할께요!!!)

1968년에 태어나서 1985년에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남들을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것을 키워나가자고 말하는 자칭, 타칭 God MC. 그는 여전히 내게는 가장 훌륭한 MC이고 힙합의 모범이다. 앞으로도 그의 가사와 음악을 오랫동안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급하게 마친다.

P.S 위키피디아에 기재된 그에게 표해지는 음악적 존경들.

  • 이스트 사이드 랩퍼들을 디스하던 2pac이었지만,그는 라킴만은 ‘올드 스쿨’에 대가라고 칭했다.
  • 우 탱 클랜에 맴버 랙원은 2006년에 발매한 그의 믹스테잎에서 Rakim Tribute라고 말했다.
  • 50 Cent는 더 게임과 같이 부른 ‘Hate It Or Love It’에서 그의 Hook 부분 가사 ‘Daddy ain’t around, probably out committing felonies/my favorite rapper used to sing Ch-Check out my melody’는 에릭 비 & 라킴의 히트곡 ‘My Melody’의 한 부분이다.
  • 더 독 파운드의 전 맴버였던 커럽은 스눕 독의 데뷔앨범 ‘Doggystyle’에서 “Who’s jokin’? Rakim never joked, so why should I loc? now that’s my idol….” 라고 하며 거론했다.
  • 에미넴또한 자신의 곡 ‘I’m Back’에서 ‘라킴의 곡 ‘My Melody’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며 거론했고, “The Way I Am”에서는 Rakim의 “Master”라는 노래의 Hook 부분인 “I’m the R, the A, to the KIM. If I wasn’t then why would I say I am?”를 차용했다.
  • 우 탱 클랜의 맴버인 고스트 페이스킬라또한 ‘The Older God’이라고 그를 칭했다.
    Jay-z는 ‘Blue Magic’에서 Eighty-seven state of mind that I’m in/I’m in my prime so for that time I’m Rakim.”라고 말했다.
  • 우 탱 클랜의 맴버 RZA는 “who could master the rhythm to which rakim got”이라고 그의 마지막 트랙에서 말했다.
    나스는 ‘ Street’s Disciple앨범에서 라킴의 생애,음악을 “U.B.R. (Unauthorized Biography of Rakim)”라는 곡에서 표현했다.
  • 더 게임은 ‘Da Shit’이라는 트랙에서 I’m the West Coast Rakim, got niggaz blocked in.”이라고 말했다.
  • 영화배우 겸 랩퍼인 윌 스미스는 라킴을 진짜 힙합아티스트라고 칭했다.